"조기 과잉 독서, 돈 들여 아이 망치는 짓"2011/04/01 06:02
‘나영이 주치의’로 유명한 신의진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에게 최근의 과잉 독서 붐에 대해 묻자 “너무 심각하다. 미칠 노릇”이라고 탄식부터 했다. 그는 “유아들에게 많은 책을 읽히는 것은 돈 들여 아이를 망치는 일”이라고 말했다.
_부모들은 독서가 조기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한다. 조기 교육, 사교육을 안 하기 위한 대안이라고까지 말한다.
“조기 교육 바람이 휘몰아친 게 외환 위기 이후인 2000년 무렵부터다. 처음엔 영어 비디오로 시작해 몇 년 후엔 한글과 수학, 그 다음엔 한문, 그리고 최근엔 독서로 넘어왔다.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면 조기 교육의 종류나 도구만 바뀔 뿐 똑같다. 일찍 가르치면 똑똑해질거라는 믿음에 잘못된 학습을 시키는 거다.”
_조기 독서가 왜 문제가 되나.
“독서란 아이들이 글이나 그림을 통해 추상의 세계를 다루는 것이다. 장난감 만지는 것과 책을 보는 것의 제일 큰 차이는 장난감은 실체인 반면 책은 실체의 상징, 즉 심볼을 다룬다는 점이다. 따라서 머리 속에서 심볼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나이가 언제인가가 중요한데, 최소 세 돌은 넘어야 한다.”
_그 전에는 독서가 불가능한가.
“심볼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게 돌부터다. 이때의 심볼은 말이 심볼이지 아주 단순한 것이다. 두 돌이 지나면 인형놀이 정도를 슬슬 시작할 수 있고, 적어도 세 돌이 돼야 자기 상상을 얹을 수 있다. 더구나 글을 보고 제대로 독서를 하는 것은 초등학교 2, 3학년부터다. 이것도 빠른 여자 아이들 얘기다. 의외로 글을 통해 추상의 세계로 진입하는 시기는 굉장히 늦게 찾아 온다.”
_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으면 커서도 똑똑하다는 얘기가 상식처럼 됐는데.
“최근 몇몇 연구도 있었지만 그것은 독서의 효과라기보다는 부모가 그만큼 자녀한테 관심을 쏟았기 때문이다. 부모가 신경 쓴 덕분에 아이들이 공부 잘하는 것을 ‘책을 읽어줘서 머리가 좋아졌다’로 잘못 해석한 것이다.”
_책을 읽히는 엄마들은 아이들이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한다. 책을 뺏으면 울고불며 난리치는 아이들도 많다.
“그게 병이 시작된 거다. 두 가지 부류인데, 어릴 때부터 책을 너무 많이 읽혀서 생긴 집착증이거나 아니면 아이 인생에 그것 외에 재미있는 게 없는 거다. 둘 다 가슴 아픈 일이다. 세상에 재미있는 게 너무 많아야 하는 초등 2, 3학년 이전 아이들이 책에 집착하면 그건 뭔가에 대한 증상이다.”
_조기 독서로 유사자폐가 되기도 하나.
“만 3세까지 발달하는 뇌 부위는 감정조절, 충동억제, 교감, 공감 등을 담당하는 변연계다. 요즘 책 좀 읽는다는 아이들은 생후 6개월부터 읽기 시작하던데, 이때부터 독서를 과다하게 하면 사람들과의 정서적 교감이 상당히 부족해진다. 아이가 사람 대 사람으로서 감정이 통해야 하는 시기에 책이 벽처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. 이렇게 다른 사람과 내가 통한다는 느낌을 갖지 못하게 되면 사회성 발달이 저해되고, 사회인지가 떨어진다. 나중에는 쌍방의 의사소통이 안 되고, 쓸데없는 거나 외우려고 한다. 정서를 조절하는 뇌가 자극을 받지 못해 제대로 못 큰 탓에 자폐와 비슷한 유사자폐가 된다.”
_유사자폐는 치료가 가능한가.
“시기에 따라 너무 다르다. 서너 살때 오면 거의 100% 제대로 만들어진다. 여섯살 때 오면 언어가 많이 뒤처져 있게 된다. 초등학교 때 오면 (치료에)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린다.”
_어떻게 해야 아이를 똑똑하게 키울 수 있나.
“3세 이전에는 가급적 아기의 창의성을 죽이는 작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. 그러려면 이미 만들어진 자극(ready-made stimulus)은 안 주는 것이 좋다. 끈, 냄비, 풀만 줘도 아이들은 무한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. 내 큰 아이는 문자교육 안 시키는 보육기관에서 나무에 물이나 주며 자랐고, 둘째는 문자교육 하는 일반 유치원에 보냈다. 세 돌 때 버스가 지나가면 큰 아이는 ‘엄마 보라색 버스는 보라색 차고로 가네’ 그랬다. 스스로 분류하고 모으고 다 했던 거다. 반면 훨씬 똑똑했던 둘째 아이는 ‘한일교통’ 이러고 끝이었다. ‘글자 말고 다른 건 안 보여? 무슨 색이지?’하고 물어야 다른 걸 봤다.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길 원하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.”
P.S 저도 애를 키우는 입장입니다만...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네요~ 본문에 다른 것보단 -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으면 커서도 똑똑하다는 얘기가 상식처럼 됐는데. “최근 몇몇 연구도 있었지만 그것은 독서의 효과라기보다는 부모가 그만큼 자녀한테 관심을 쏟았기 때문이다 - 자녀에게 관심을 쏟았기 때문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~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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